정다운상담클리닉

우울증일까? 눈물나고 걱정되는 질문자님의 불안한 마음이 느껴지네요. 아직 18살, 말도 안되는 이유로 간섭을 받다보면 짜증이 나고 화가 치밀고, 어쩌지 못해 눈물이 나는 상황이 그려집니다.

그래요. 사춘기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운 시절에 상의 한마디 없이 이사가고 전학가야 하는 상황이 정말 당황스러웠을 거 같아요. 고등학생이라면 당연히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논의하거나 논의하지 못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이사를 가야 하는 집안 사정에 대해서 사전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엄마가 자녀가 옳바른 길로 가길 바라며 혹 빗나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딸이 엄마와 싸우는 것을 보면 속상한 아빠 마음은 당연한 거에요. 부모는 자녀에게 끊임없는 지지와 사랑을 주어야, 추후 성인이 된 후 좌절에 큰 버팀목이 되어 질문자님을 지켜주고, 건강하고 긍정적인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어요. 그러나 질문자님의 어머니 아버지의 대처행동을 미루어 짐작하건데 아직 부모로서 조금 덜 준비되신 것 같아 보여요. 엄마에게 왜 질문자님의 행동이 인성이 덜 된 사람이라고 단정지어 말씀하시는 지, 아빠는 왜 집에 불을 질러 버린다는 그런 무시무시한 말로 위협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술마시는 아빠가 술을 안먹게 하거나, 엄마의 걱정을 세상에 없는 것으로 행동양상을 바꾸기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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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짜증나서 죽어버리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죽기는 무섭고, 아직은 아쉬운 나이라고 판단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질문자님이 내적으로 강한 힘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릴 적부터 아빠에게 편지로 술을 그만 마셨으면 좋겠다고 표현 할 수 있는 힘은 어릴적 부터 아빠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기 때문에 가능한 거에요.

엄마의 자궁에서 10개월을 지내고, 이세상에 나올때, 누구나 자기자신의 추진력과 힘으로 "엄마 나 이제 세상에 나가야 겠어" 신호를 보내고 태어납니다. 이미 세상에살고 있다는 그 자체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을 취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죠. 질문자님은 그 누구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현재 당장 독립할 수없는 자기 현실파악 능력도 뛰어나고, 대학을 가서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환경을 바꾸어 보겠다는 미래 의지도 확고해보입니다. 가족환경으로 인해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아 짜증나지만, 1년만 더 노력해서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 에요. 질문자님의 당장 주변을 바꿀 수는 없지만, 앞으로 나아갈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확고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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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님께서 혼자 흔들려서 너무 힘들게 느껴지는 순간에 힘을 더 싣어줄 사람을 찾아보시는것도 좋을 것 같아요. 꼭 그 사람들이 해결책을 주어서라기 보다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 하고 공감받고 위로받고, 응원받는 것만으로도 질문자님이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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