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을 시작할 때, 거의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남들이 나를 알아 봐주면 좋겠어서, 인정받고 싶어서, 칭찬 받고 싶어서라는 이유로 시작해요. 그렇다 보니까 점점 지치는 거 같아요. 과연 내가 이렇게 해서 정말 인정받고, 나중에 더 큰 사회에서도 내 노력과 의지가 인정을 받게 된다면 정말 그때는 정말로 행복할지 모르겠어요.
옛날부터 그랬어요. 칭찬받고, 인정받고 그러면 내가 뭐라도 된 것 같고, 어쩌면 내가 조금 더 위에 서있을 것만 같고. 그냥 누군가 나를 부러워 하지 않아도, 내 스스로가 약간 세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고요. 그래서 일부로 좀 그랬어요. 기말고사가 다가와 친구가 공부 많이 했냐 물으면 그냥 뭐, 시험 망하겠다 해놓고 집에 와서는 죽어라 공부하는 거죠. 알면서. 타인에게 인정받으려고 시작하는 일은 사실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참 힘드네요.
그냥 모르겠어요. 약간 내 앞의 길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기분이랄까. 내 미래는 많은 길이 뻗어져 있을 텐데. 왜 제 눈에만 자꾸 다 사라져 가고만 있는 것처럼 보일까요. 그래서 지금껏 쌓아온 내 자신이 무너지고만 있는 거 같고, 그러면 또 사람들이 나를 비웃을 것만 같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