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곳
손영철 소장 칼럼아이의 고통스런 문제는 결국 부부갈등의 산물이었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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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관리자 (IP: *.37.10.152) | 작성일 | 2017-11-30 20:01 | 조회수 | 798 |
초등학교 저학년에 다니는 아들과 잦은 말다툼을 하게 되었고 아이가 교우관계 중 화내는 습관이 걱정이 되어 방문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본인이 화내는 습관의 근본 원인과 치유방법, 아이의 화내는 습관이 자신을 보고 닮은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는 내용이다.
어린시절 아버지가 알콜중독자로서 폭력적이고 무능력하여 어머니가 바깥으로 경제활동을 하며 양육을 책임질 수 밖에 없었다.
본인은 맏딸로서 동생들 보살핌과 집안 청소, 빨래 등 살림을 도맡았으나 어머니로부터 매번 질책을 받았고, 동생들로부터도 대우받기는 커녕
비난과 조롱만 당했다. 형제들의 삶이 피폐하다보니 서로 가시돋친 말을 하며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으며 어른이 되었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공부를 열심히 하여 대학도 나오고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아들을 하나 얻었다.
내 아들 하나만큼은 내가 어렸을 때 당한 설움을 안주려고 나름대로 노력하며 아이를 키웠다. 좋은 교육과 환경, 의식주 등등을 최고로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아들은 자라가면서 점점 엄마의 기대와는 멀어져갔다. 남편도 멀어져갔다. 집안에는 긴장만 감돌고 서로간에 친밀감은 사라진지 오래됐다.
부부관계 가진지도 오래되었고, 남편은 부인에게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지, 가정의 어떤 모습을 꿈꾸고 있는지, 아이양육은 어떤 관심을 갖고 있는지
남편의 속내를 모르겠다고 한다. 부인이 너무 힘들어 하니 상담을 한번 받아보라고 해서 오게 되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내가 당한 설움을 아이에게 안주려고 나름대로 노력하며 키운 것이 아이가 원하는 방법도 아니고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도아닌 것을 깨달았다.
아이 양육을 위해 전심전력 집중했던 만큼 내자신은 소홀했고 피폐해졌으며 삶의 모든 기운이 소진되었다. 알고보니 남편에게도 무관심할 수밖에 없었고 관계도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그러고 보니 나 자신도 잃었고 가족간의 친밀감을 포함한 모든 행복이 희생된 것을 알게 되었다.
남편은 같은 직장에서 상사로 만났고 업무의 유능함과 밝고 당당한 성격이 좋아서 결혼했다. 어릴 때 아버지가 보여준 폭력성과 무능함의 치떨리는 기억을 보상받기 딱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선택했다.
그러나 남편도 원가족과의 관계도를 살펴보니 부인과 다를바 없이 피폐한 성장기를 보낸 사람이다. 오직 성공을 위해 앞만 보며 달려온 외로운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편과 부인의 공통점은 고통스런 성장기를 겪은 점, 와신상담 노력으로 나름 성공한 점, 정서는 외면한 채 오로지 이성만으로 살아가는 점, 삶의 여유와 낭만을 즐길 줄 모른다는 점...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부부관계는 남편과 아내로서, 엄마와 아빠로서 기능적인 역할은 있으나 정서적인 친밀감은 없는 쇼윈도우 부부로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아이의 버릇만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부인의 아이양육방법의 문제점을 밝히고 치료하겠다는 것이다.
대화를 진행하면서 결국 부부의 아이양육에 대한 견해차이와 서로에 대한 비난과 책임전가, 아이 양육과 가사 역할 분담 문제에 대한 서로간의 반목과 갈등이 아이를 불안하게 했고, 아이가 원하는 방법이 아닌
엄마의 일방적인 양육이 아이를 화나게 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남편은 부인에게 상담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면 상담받고 오라고 권유했다. 부인이 함께 부부상담을 받자고 하니 나까지 그럴 필요가 있겠
냐고.... 하며 꺼려 했다는 것이다. 부인은 상담자의 설명을 듣고 보니 아이의 고통스런 문제는 결국 우리 부부갈등의 산물이군요. 남편을 꼭 설득해서 함께 부부상담을 받으러 와야 되겠군요.
내가 그동안 아들에게만 집중하며 남편에게 소홀했을 때 남편이 얼마나 외로웠을지... 나를 원망했을텐데... 정말 너무 미안하고....
이런 깨달음을 갖게 된 것은 이 가정을 위해서 정말 큰 축복같은 선물이다. 부부상담을 통해서 지금까지 얼마나 서로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고받았는지, 가슴에 묻어두고 하지 못한 말이 얼마나 많은지...
부부가 상담을 통해 자신의 삶에 새로운 이야기를 쓰게 해줄 생각을 하니 너무 가슴이 먹먹하다... 이런 보람으로 살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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