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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도 정답이 있나요?
글쓴이 관리자 (IP: *.37.10.152) 작성일 2018-05-18 15:23 조회수 407

감정에도 정답과 기준이 있을까? 길을 가다 낯선 사람과 부딪혔을 때 느껴야 하는 감정은? 혹은 연인과 헤어졌을 때 느껴야 하는 감정이 따로 있을까?

감정은 일차적 감정, 즉 본능적으로 타고나는 감정이 있고 이후 학습과 경험을 통해 형성되는 이차적 감정이 있다. 상황과 사건별로 자연스럽게 본능적으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부모나 사회가 정해준 그 감정. 그대로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동적으로 사회적 규범을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상황마다 적절한 유형과 강도의 감정을 느끼도록 건강한 학습을 했을 수도 있으나 대부분 사회에서 부여한 가치에 따라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예민한 아이는 매 순간 섬세하게 감정을 느끼는데 그 아이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피곤해한다는 것을 듣고 경험했다면 그 이후부터는 자신의 감정을 죽이며 표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혹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항상 우울해하는 사람일 경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느끼라고 하며 ‘너는 왜 그렇게 부정적이냐’는 비난을 듣게 된다면 자신의 감정을 틀린 것이고 잘못된 것이라고 느껴서 슬픈 감정이 느껴지는 상황마다 슬픈 감정을 마음 편히 느끼고 표현하지 못하며, 거짓 웃음을 짓게 될 것이다.

예민하면 안 되나요?

우울하면 안 되나요?

우리가 느껴야 한다고 강박적으로 생각하는 감정들이 있을까? 그리고 정답인 감정과 내가 실제로 느끼는 감정이 얼마나 다를까?

로저스(Carl Rogers)가 이야기한 ‘이상적 자기(ideal self)‘와 ‘현실 자기(real self)’처럼 자신의 실제 모습과 바라는 자신이 불일치하면 할수록 개인은 더 건강하지 못한 삶을 살게 되고 그때 심리적 불편감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감정 또한 당위적 감정(should affect)과 내가 실제 느끼는 감정 사이에 차이가 크다면 우리는 심리적으로 많이 불편하게 될까?

이를 거꾸로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를 한 심리학자들이 여기 있다. 즉, 현재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실제 정서와 당위적 정서 간의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특히 내재화된 장애를 가진 사람은 극단적인 차이를 경험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주요 우울장애와 범불안장애를 지닌 사람들 여자 성인 7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을 하였고, 통제집단(장애진단을 받지 않은 건강한 사람들)과 비교를 하였다. 그들에게 일주일 동안 오전 10시부터 10시간 동안 알림이 울리면 전자 다이어리에 ‘특정 상황마다 어떤 감정(부정적 혹은 긍정적)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should affect), 그리고 현재 느끼는 감정은 어떠한지(state affect)’ 기록하도록 하였다.

연구 결과, 임상 집단(우울장애, 범불안장애)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는 긍정적인 감정을 더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는 더 부정적인 감정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그들은 현재 느끼는 감정과 should affect(당위적 감정) 간의 차이를 더 많이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나 정서가 있을 수 있으나 현재 내가 이 상황에서 느끼는 주관적인 감정에 타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당연하다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수용하는 태도를 취할 수 없게 된다. 또한 내 감정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표현하지 않으면 내 감정을 해소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잔재하는 심리적 불편감은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 내가 느끼는 감정을 무엇이고, 이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며,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하는지 적응적인 방식들을 경험하고 학습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아의 감정의 인식 또한 기본적으로 혼자 할 수 없고 양육자의 반영에 의해 내가 슬픈지, 좋은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성인이된 우리도 여전히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이므로 관계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 위의 논문은 ‘과학자-전문가 준비반(월요일 오전)’에서 민경문님이 발표하신 다음의 논문을 근거로 하고 있음.

Thompson, R. J., Kircanski, K., & Cotlib, I. H. (2016). The grass is not as green as you think: Affect evaluation in people with internalizing disorders.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203, 233-240.


출처 : 허프포스트코리아, 박지선 상시상담소 대표 2018.05.11 업데이트